영국 국회를 보며 부끄러웠던 이유영국 국회를 보며 부끄러웠던 이유

Posted at 2009.02.09 18:48 | Posted in 영국★한국 사회

한국 국회의 몸싸움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닙니다. 한국만큼 정치적으로 미숙한 나라가 또 있을까 라는 생각이 언제나 머리 속 한자리에 자리잡고 있죠. 선진국으로 가기 위한 경제적인 뜀박질보다 정치적으로 성숙한 발걸음이 진정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해 봅니다.

때는 런던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영어 학원을 다닐 때였습니다. 문법 등은 한국에서 공부하니 제쳐두고, 런던에 왔으니 하루빨리 실생활에 돌입해야 했기에 듣기와 말하기 공부에 더 집중했죠. 아는 길도 물어서 간다는 속담대로 저는 항상 그렇게 행동했고, 또 좋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Could you tell me how to get to the nearest tube station?” 이것이 내가 주로 물어봤던 질문이어서 그런지 이제는 입에 익는 경지까지 올랐죠. 나름 열심히 말했는데도, 못 알아 듣는 사람도 있으니 발음에 더욱 신경 쓰게 되었고, 이런 실수로부터 배움이 느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뭐니뭐니해도 TV 시청이죠.그 중 남을 차근차근 설득하고 남의 이해를 이끌어 내는 토론이 활성화된 영국 국회, 또 그것을 TV에서 생방송 혹은 녹화 방송을 해주는 국회TV(BBC)는 영어 공부에 아주 좋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영국 국회의원들의 발음, 어투는 영어 공부에 가장 좋은 공부 자료라고 자신합니다. 배움의 의지로 정치에 관심 없던 저에게 국회 TV는 런던 생활 초기 제 친구가 되었죠.

내가 한창 국회TV로 영어 공부할 때쯤 영국 총리는 토니 블레어였습니다. 옥스퍼드대학교 출신의 또박또박 말하는 영국 영어가 귀에 쏙쏙 들어오게 말하는 그였죠. 수상인 만큼 그는 국회TV 얼굴 마담인 것처럼 틀면 항상 나왔습니다.

때는, 미국이 UN의 결정을 무시하고 이라크 전쟁을 선언했을 때였습니다.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아침에 국회TV를 켰는데, 영국 국회는 UN 결정을 무시했지만영원한 우방인 미국을 도와줘야 하나 말아야 하나 라는 주제로 토론을 한창 벌이고 있었죠. UN 결정을 무시한 것도 컸지만, 전쟁에 대한 혐오감이 커서 국민은 물론 국회 내에서도 반대가 심했습니다. 우리 나라 민주당이 한나라당 의견에 항상 반대였던 것처럼 영국 야당인 보수당은 당연히 반대였고, 블레어가 이끄는 노동당 내부에서도 반대가 심했습니다.

난 한국 국회에서 늘상 보던 것처럼
, 이처럼 치열한 대치 상황에서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고자 몸싸움 정도는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어쩌면, 전쟁 불참이란 주장으로 몸싸움을 벌이면, 세계 평화라는 그 몸싸움의 타당성도 충분했기에, 몸싸움이 발생해도 크게 이상하지도 않았죠
. 


듣기 공부가 좀 지루했는지 왜 사소한 몸싸움도 없지?’하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몇 시간째 ‘이래서 저래서 전쟁에 참가해선 안된다’ 라는 이유로 토론이 이어졌고, 소수의 찬성자가 미국을 도와줘야 한다고 거기에 또 반발하며 토론이 더 길어졌죠. 기대했던몸싸움은 결코 일어나지 않아 놀랍기만 했습니다. 결국, 토론으로서 결코 불가능할 것만 같은 영국의 전쟁 참가가 결정되었죠.

지금 우리나라 국회는 어떻죠? 지금 전쟁만큼의 긴박한 사항을 논쟁하는 것도 아닌데 서로 싸우고 이간질하고 있기에 바쁩니다. 몸싸움의 이유도 하찮은 것이 많죠. 국민을 위해 몸싸움을 해도 모자라는데 자신의 이득만을 위해 싸우니 더 노할 노릇입니다. 솔직히, 진정 나라를 위한 일이라면, 몸싸움을 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생각합니다. 무엇이 나라를 위하는지 진정 안다면, 모든 결정은 그러한 쪽으로 합의가 되어 자연스럽게 결정이 날 것이기 때문이다. 모두 자신의 이득, 이권을 위한 다툼이죠.

 

저는 영국 국회를 보면서 내심 몸싸움을 기대했던 내 자신이 부끄러워졌습니다. 어느새 한국 국회의 문화가 내 마음의 일부를 움직여 그러한 행위가 당연하다는 것을 내 스스로가 인정한 꼴이었기 때문입니다. 성인이 저도 그러한 문화에 물들어 이런 부정적인 생각이 드는데, 우리 나라 아이들의 미래가 정말로 걱정되네요. 한국 국회는 영국 국회 문화의 반의 반만 따라 갔으면 좋겠습니다. 아니, 영국 국회 문화에 앞서 나라를 위하는 마음부터 다시 한번 배웠으면 좋겠습니다.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해요.
아래 손가락 View On 한번 눌러 주시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